[창원=장용석 기자]지난 2010년 전성기를 구가하며 한국 e스포츠계를 이끌었던 게임 스타크래프트1이 유명선수 등의 경기 승부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큰 파문이 일면서 인기가 급락하는 등 당시 e스포츠계가 크게 휘청거렸다. 최근 소문으로 무성하던 스타크래프트2 승부조작설에 선수를 포함 현직 감독까지 매수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면서 또다 시 e스포츠계에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선수, 감독 어떻게 매수됐나?

이 사건을 수사한 창원지검 특수부는 스타크래프트2 경기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현직 감독 A(31)씨, 현직 프로게이머 B(22)씨와 C(29)씨, D(33)씨 등 브로커 3명, H(36)씨 등 전주 2명 총 9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스폰서를 자처하면서 구단 후원 등을 빌미로 감독에게 접근했다.

브로커들은 소액 운영비를 지원하면서 A씨의 환심을 산 후 승부조작을 제안하면서 본색을 드러냈다.

이번에 적발된 구단은 운영여건과 재정상황 등이 여의치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또 이 과정에서 전직 프로게이머 겸 게임전문기자 출신 브로커 D씨도 개입했다.

D씨는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친분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감독과 선수들에게 접근, 승부조작을 꼬드겼다.

이 때문에 결국 감독과 선수들은 검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승부조작 늪에 빠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브로커들은 이 같은 약점을 잡고 감독과 선수들을 협박하면서 승부조작 악순환은 계속됐다.

◆e스포츠협회 재발방지책 유명무실 지적

한국e스포츠협회는 스타크래프트1 승부조작 파문 이후 지난 2013년 선수와 감독, 코치들에게 부정방지 교육 실시 등 재발방지 대책을 세웠다.

하지만 5년 만에 승부조작 사건이 다시 터지면서 재발방지 대책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선수뿐만 아니라 이를 예방해야 할 현직 감독이 브로커들에게 선수들을 소개하고 승부조작 제안 대가로 돈을 받는 등 직접 개입했다는 점에서 스타크래프트1 승부조작보다 문제가 심각하다.

감독과 선수, 브로커들이 경기 결과를 고의로 조작하기로 합의한 결과 세계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가 허술한 플레이로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패하면서 의심을 사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스타크래프트1 승부조작 이후 다양한 재발방지책이 마련됐으나 정상급 선수뿐만 아니라 현직 감독까지 직접 가담하는 등 심각한 수준의 도덕적 해이를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날 오전 사과 입장을 발표하면서 재빨리 진화에 나섰다.

협회는 이날 상벌위원회를 열어 승부조작에 연루된 감독과 선수에 대해 영구제명, 영구자격정지 등 중징계를 내렸다. 협회는 승부조작의 연계성이 확인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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